빌어먹을 에어컨
올해 7월 말에 에어컨이 고장 났습니다. 여름의 하이라이트에서 고장을 외치다..☆
고장 난 것을 인지하고 자가 수리를 몇 회 거친 뒤 삼성 서비스 센터에 고장 접수를 하였으나 대기 기간 2주...
인고의 시간을 견뎌 8월 6일에 수리하러 왔지만 영 좋지 않게 됐습니다.
- 냉매가 없는데 어디서 새는지 모르겠다. (아몰랑 너무 오래돼써)
- 이쯤 됐으면 바꿔라
실제로 기사님이 한 말은 아니지만 수리 결과는 위와 같습니다.
그래서 쿨하게 보내 주기로 마음먹고 에어컨을 알아보기로 결심합니다.
여러분은 에어컨을 제값 주고 사보신 적이 있나요?
이렇게 까지 비쌀줄이야... (30-50 주면 중저가 살 줄 알았음ㅇㅇ)
일단 에어컨을 알아보기 전 배경 지식: 에어컨의 작동 방식
- 정속형 : 켜놓은 시간 만큼 전기 요금이 나온다. (개빡쎔)
- 인버터 : 켜놓고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소비 전력이 줄어들어 전기 요금이 덜 나온다.
딱 이 정도. 그런데 이 에어컨.
- 캐리어? 음 에어컨계의 스테디셀러 아닌가 낫벳
- 13평형? 내 방에 충분한 크기군 ㅇㅇ (이전에 쓰던 게 10평형)
- 로켓설치? 더워 죽겠는데 더군다나 성수기인데 이틀만 기다리면 설치가 끝난다고?
실제로 주문을 한 뒤, 더 괜찮은 없는 매물이 없는지 찾아보았다.
그러다가 눈에 띄게 된 '소비 전력'과 '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'.
음 어디 보자 이 캐리어 에어컨은 소비 전력 4.78kW에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 5등급... 쓰레기군 ㅇㅇ
전기세가 얼마나 나올까? 문득 궁금해졌다.
내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수치다. 왓더뻑 이건 아닌데? 인버터인데? 이게 맞나?
나 송유찬. 지금까지 스마트폰은 자급제로만 구매해서 호갱 당해본 경험 없고 컴퓨터 견적도 항상 부품을 모아서 최저가로 맞춰온 나다. 근데 이 폰팔이 뺨 좌우로 3대씩 갈겨버리는 이자식 도대체 정체가 뭐지?
바로 다나와(견적 비교 사이트)에 접속한다.
저 캐리어 에어컨과 에너지 등급 1등급 에어컨과는 어느 정도의 소비전력차이가 날까?
단순 소비전력 수치만 비교해 봐도 4~5배의 차이가 난다. 알기 쉽게 얘기하자면 5등급 에어컨 1개 운용할 전력이면 1등급 에어컨 4~5개를 운용하는 것과 같다. 비효율도 이런 미친 비효율이 또 있을까?
비교를 위해 13평형도 함께 알아봤지만 기존에 10평형을 썼기에 11평형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소비전력이 제일 낮은 맨 위 제품으로 선택했다.
이제 바꿀 제품을 골랐으니 그중에 최저가를 찾아본다. 에어컨 특성상 설치비가 필요하니 여러 조건을 두고 비교해 본다.
설치비 VAT 별도이기 때문에 표에 보이는 총액은 (총액 + 설치비의 10%)를 해준 값이다.
나에겐 공통되는 설치 조건이 있다.
- 설치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.
- 하지만 성수기인 데다 로켓 설치가 아닌 이상 어느 곳이나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.
- 실외기 베이스가 필요하다. (실외기 발 받침대)
- 어느 곳이나 다 공통으로 5만원이었다.
- 기존 벽걸이 에어컨 철거 및 수거가 필요하다.
- 실외기 베이스가 5만원인 것처럼 다 3만 원이었는데 유일하게 한 군데만 2만원이었다.
- 배관
- 에어컨 설치 시 배관은 기본적으로 알루미늄이라고 명시되어 있다. (예외는 없었다.)
- 알루미늄 배관은 향후 유지보수에 있어 말썽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.
- 예를 들면, 직/간접적인 배관 파손으로 인한 배관 교체 혹은 냉매 유출 → 이는 추가 지출로 이어진다.
- 결론은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5배 이상 강한 동으로 된 동배관이 필요하다.
- 모든 사이트에서 배관 변경은 문의를 달라고 한다. (가격 명시가 안 되어있다.)
- 마찬가지로 유일하게 한 사이트에서만 동관으로 교체 비용 2만원이 명시되어 있었다.
위 내용을 근거로 녹색으로 표시한 사이트에서 주문을 하였다.
아직 언제 설치가 가능할지는 연락 못 받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...
결과론적으로 보면 원래 쓰려던 돈(656,100원) 보다 40만원 더 지출하게 되었지만 전기세 생각하면 절대 손해는 아닐 것이다.
당분간 하루에 한 끼만 먹어야겠다.